Unwind Yoga KLUB
<작심삼일을 이겨내는 방법>
월간 요가 클럽 vol.7 / MAY.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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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본능을 이겨내고
건강한 습관을 삶에서 이어갈 수 있을까?
뇌과학에서 찾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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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이 세상을 온통 초록으로 뒤덮는 5월의 첫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리에는 생기가 가득하고, 따뜻해지니 요가원 앞 홍제천에도 아침부터 걷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추운 겨울부터 저와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함께 요가를 한 분들은 더욱 생생하게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꾸준히 가볍게 요가에 나오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듭니다. 그들과 나는 어떻게 더 자고자 하는 본능을, 늦게까지 놀고자 하는 본능을 이겨냈을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어떻게 지금까지 요가 습관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요? 본능대로라면 열심히 먹고 따뜻한 집에서 뒹굴거렸을텐데요.
대체 귀찮게 몸은 왜 움직여야 하며, 왜 적게 먹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하는지 알고 계신가요? 대부분은 대중매체나 주변 사람들에게 "~하면 건강에 좋다더라. ~먹으면 좋다더라." 라는 식의 정보만 알고 있지 않은가요? 오남용된 건강에 대한 정보는 흘러 넘치는데,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 정보대로 살지 못하고 작심삼일에서 그치는 걸까요? 건강을 위해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일까요?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운 것일까요? 그럼 이겨낸 사람들은 어떻게 한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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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가 그렇게 좋은데, 운동이 그렇게 몸에 좋다는데 왜 이렇게 매일하기 힘든 것일까요? 저는 최근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책을 한 권 접했습니다. 뉴욕대 의대 세포생물학 교수 류형돈이 쓴 <가장 큰 걱정 : 먹고 늙는 것의 과학>이라는 책 입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가 어떻게 나이들어 가는 지 연구해 온 지은이는 모든 인류의 화두인 '노화'를 피할 방도를 과학사와 진화론을 이용해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책의 결론은 우리가 '그렇다더라~.'라고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을 즐기고 많이 움직이는 것' 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게 맞고 어떤 게 틀린 지는 과학적 근거를 통해 스스로 한 번 검증해 보면 습관을 바꾸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이 책이 '그렇다더라'하는 정보와 다른 점입니다. 왜 다시 한 번 이해하고 확인하는 것이 건강습관을 작심삼일로 그치지 않게 하는데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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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 본능을 지배하고 있는 뇌를 달래는 것이 결국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을 안 하고,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건강 상식을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뇌에서 이성적인 사고를 억제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뇌과학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뇌가 어떤 행동을 지시하고, 또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신경 세포끼리 연결된 회로에 전기가 흐르면서 진행됩니다. 전기 신호가 잘 전달될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거나 무엇을 배우는 과정을 쉽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처음 해 보는 행동이나 처음 보는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는 이를 담당하는 뇌의 신경망에 전기 신호가 비효율적으로 흐릅니다. 그것을 우리 뇌는 불편하고 고통스럽다고 해석합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느낄 때 우리 뇌는 각종 호르몬을 통해서 포기하자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 새로운 시도가 거의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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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건강하게 살기로 한 결심이 어떻게 해야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을까요? 이 신경망 사이에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효율은 반복 학습할 때마다 증가한다고 합니다. 신경 세포 사이의 틈인 시냅스의 구조가 더 효율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이를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반복 학습을 할 때마다 편해지는 이유는 뇌의 신경망이 더 효율적으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매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그것이 괴롭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개인 수련을 하고, 새벽 수업을 나오는 것이 어느 순간인지 모르게 반복적인 습관을 통해서 더 이상 괴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운동의 느낌을 지각하는 뇌의 신경 회로에서 '괴롭다'라는 신호를 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수련에 오는 분들도, 꾸준히 수련에 빠지지 않고 나오시는 분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뇌의 시냅스의 구조에 이와 같은 변화가 있었을 것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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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가 겪어온 식량 문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되짚어가며 '왜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을 즐기고 많이 움직여야 하는지'를 이해시켜줍니다. 예를 들어, '왜 채소와 과일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걸까? 채소와 과일에는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제가 가득 들어있으니까. 그런데 항산화제는 무엇이지? 식물이 햇빛을 받으면 이산화탄소에 있던 전자가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포도당 분자를 만든다. 이것이 광합성이라는 것이다. 광합성의 과정에서 전자가 세어나가지 않도록 물질을 만드는데, 이 것이 베타카로틴, 루테인 등의 항산화제이다.'라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답을 해서 지식을 쌓게 되면 훨씬 더 실천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오랫동안 지속해온 먹을 것을 갈구하는 본능을 식량이 넘치는 지금의 환경에서 건강한 습관으로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리 뇌에게 계속 메시지를 주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뇌에는 뇌신경가소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어떠한 행동을 지속하면 새로운뇌신경세포 뉴런이 형성되어서 다행히 이전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정보들이 우리의 뇌에 활성화 됩니다. 다행히 우리의 뇌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무엇이든지 잘 받아들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시간이 들지만 계속해서 꾸준히 접하고 그 이유를 분명히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반복 학습하면서 꾸준히 실행에 옮기다 보면 우리의 뇌는 우리의 신체가 지금의 환경에서 본능이 아닌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강한 습관을 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 합니다. 요가가 하기 싫을 때마다, '이게 대체 왜 좋은거지? 내가 왜 하고 있는거지?' 하고 반복적으로 질문을 하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찾아보며 스스로 그 답을 찾아보고, 매일 매트에 서는 습관으로 뇌에게 반복 학습을 시킨다면 우리는 언젠가는 굳이 실천하려고 크게 마음 먹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심신 건강에 좋은 수련 습관을 가지게 될 것 이라는 결론 입니다. 요가 뿐 아니라 운동습관과 식습관, 다른 습관들에도 똑같이 적용이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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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어떤 것의 이름만 듣고 그냥 믿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백과사전에 티라노 사우루스에 대해 키가 최대 6m, 머리 둘레가 2m라는 설명이 나오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보자. 만일 이 공룡이 우리 집 뜰에 서 있다면 머리가 여기 2층 창문에 닿을 정도로 키가 크다는 말이구나. 그런데 머리가 너무 커서 창문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겠구나." 하는 식으로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인만은 무엇을 읽던지 그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이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가 깊게 이해하려는 태도를 어려서부터 익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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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에게 '그냥 해, 그냥 믿어!' 라고 주입하기 보다는 리처드 파인만처럼 뇌에게 과학적으로 체계적인 답을 주다 보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고 하루 하루 반복할 수 있는 힘도 생기고 실행이 더 쉬워질 것이고, 그것이 결국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소설책도 한 권 있는데, 이언 매큐언의 <견딜 수 없는 사랑> 입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우리는 얼마나 타인의 이미지를 쉽게 믿는지, 믿음에 얼마나 취약한지, 소설 속 캐릭터들이 얼마나 각자 믿는대로 세상을 바라 보고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책커버에는 이런 문장이 실려 있습니다. "사랑은 질병인가, 신성한 열정인가? 이성과 과학은 신뢰할 만한가? 믿음은 망상인가, 아니 망상이 믿음인가?' 작가 이언 매큐언이 소설 속에서 던지고 있는 질문입니다. 믿음에 대한 문제도 결국 믿고 싶은 정보만 입력한 뇌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질문을 해봅니다. 늘 모른다는 생각으로 스스로의 편견을 깨고, 스스로 반대에 서서 망상이 아닌, 새롭고 합리적인 질문을 하고 수시로 점검하며 올바르고 건강하게 새로운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렵지만 나이들수록 더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부디 본능을 이겨내는 뇌와의 합동 작전을 통해 작심삼일이 아닌 여러분을 노년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끌어 줄 올바른 정보와 습관을 뇌에 주입해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만드는 5월이 되기를 바라며 리처드 파인만의 말로 이 글을 마칩니다.
5월도 모두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Shanti!
"It Okay to say, 'I don't know.' There's no shame in that! The only shame is to pretend that we know everything." -Richard Feynman-
참고 도서 : <가장 큰 걱정 : 먹고 늙는 것의 과학> 류형돈 지음, <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2023.5. '월간 요가 클럽' 발행인 김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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