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용 중 일부 수정 사항이 있어 재발송 드립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shanti!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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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ind Yoga KLUB
<투쟁, 삶과 자유를 위한>
월간 요가 클럽 vol.3 / DEC.1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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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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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도 마음 공부 하고 계세요?' 최근에 제가 받은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아직 답장을 보내지 못하고 곰곰히 곱씹어 보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무의식을 되돌아보고 정리해보는 편이라 때마침 아주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체 수련인 요가로 시작했지만 중간에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 위해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고, 관련된 가르침을 하는 분들이라면 먼 곳까지 찾아다니며 삶에 대한 질문과 행복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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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처럼 삶과 내면의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 헤매며 안해본 것이 없던 저에게 요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몸으로 경험하기보다는 머리로 납득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했던지라 이론과 말에 더 끌렸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끊임없이 가치판단을 하며 더 빠르고 효과적인 길을 찾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상담을 받거나 영적인 책과 가르침을 듣는 것은 그 순간이나 단기적으로 내면에 큰 영향이 있겠지만 시간이 흘러 혼자인 삶으로 돌아오면 기존의 습관들을 반복할 때도 있고, 뜻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면 마음은 자주 무너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자존감은 낮아지고, 머리로는 이상향이 높아서 영적 지도자나 책처럼 살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이 연약한 몸과 마음을 데리고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제자리 걸음이라는 의심 없이 내 자신이 그 변화를 목도하며 자긍심과 신뢰를 가지고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굳건하고 단단한 근본적인 변화의 방법과 누구나 지속적으로 혼자 이어나갈 수 있는 성장의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에 따르면 어떤 것이든 삶의 매일이라는 나노 단위로 들어와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는 것만이 이윽고 삶에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이죠. '무엇이든 내가 매일 지속하며 지킬 수 있어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생활 습관과 육체의 건강한 변화와 희망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심신의 어려움과 한계를 넘도록 스스로를 길들이는 하타 요가였습니다. 가볍게 하는 힐링 요가 스타일이 아니라 제가 선택한 선생님들이 안내했던 하타 요가는 고강도 운동에 가까워서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저는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저는 굳건히 마음을 먹고 동작이 되든 안 되든 어려운 선생님들을 찾아갔습니다. 선택한 하타 요가를 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하고 술도 줄여야 하고, 친구도 줄여야 하고, 식습관도 바꿔야 했습니다.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이며 오늘 할 일을 충실히 해내며 게으른 마음과 우울한 생각에게 틈을 주지 않는 방법은 생각보다 효과적이었고 그것은 몇 년 이후 곧 삶의 전부분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여 라이프 스타일 전체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매일 몸을 움직이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던 체중이 안정을 되찾았고, 식습관도 개선되기 시작했고, 관계도 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의 일상에서는 만족하기가 어려우니 자극적이고 특별한 것을 좋아하던 마음이 삶의 작고 사소한 부분에서 만족을 느끼기 시작했고,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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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았던 '넷플릭스(Netflix)' <스터츠,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라는 영화에서 정신과의사 '필 스터츠(Phil Stutz)'는 말합니다.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 가장 먼저 중요한 삶의 원동력을 찾는 방법을 피라미드 그림으로 설명하는데, 맨 아래 가장 넓은 부분이 육체와의 관계로 운동과 식습관으로 몸을 잘 돌보는 것이며, 그것만으로도 삶의 원동력 85%가 해결된다고. 저의 경험을 통해 그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삶 안에서 몸을 잘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것을 마음 먹고 지켜나가는 것이 결국 마음을 돌보는 일 입니다. 가장 바깥 물질이자 거친 물질인 육체의 기본을 탄탄히 다져야만 상위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며 쉽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육체의 활력과 건강은 모든 것의 밑바탕입니다. 요가를 시작한 지 십 년이 넘었지만, 빠르게 결과를 보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방황을 했습니다. 그 시간은 물론 지금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자양분이 되었겠죠. 무튼 육체를 정화하는데 전념한 이후로 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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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좀 걸리지만 매일 안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고 육체를 잘 돌보면서 어려움을 넘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면 타인과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를 돌보고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저의 생각이 계속 달라지고 경험을 통해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부분이 있기에 지금은 육체를 돌보는 하타 요가를 통해 마음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권유하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마음 먹고 몸을 움직이며 육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숨을 제대로 깊게 쉴 수 있는 시간만으로도, 또 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분명 삶은 지속적인 노력 안에 행복으로 보답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하타 요가는 완벽한 피라미드의 밑바닥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견해이자 경험입니다. 다른 방법이 잘 맞을 수도 있고, 각자의 경험은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기에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제 저를 찾아오면 일단 다 잊고 운동하고 좋은 거 먹고, 잠도 잘 자면서 삶의 원동력부터 찾으라고 할 것 같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에 가까워진다고요. 이왕이면 하타 요가를 추천하겠지요. (웃음) 점점 단순해지는 것 같습니다. 만족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단순해지고, 대상에 집착하고 의존하며 행복을 바라기보다는 내가 바꾸고 돌보기에 달렸다고 믿는 것도 생겼고요. 고통 안에서 인내하며 천천히 만족과 행복을 찾아보는 습관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 자신과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스스로의 선택들을 지켜보며 후회보다 만족스러울 때가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사랑도 높아지고 행복도 대체로 거기서 비롯됩니다. '나 나아지고 있구나.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물론 그 기준은 주관적이고, 여전히 연약한 면도 있고 후회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분명히 볼 수 있겠죠. 요즘엔 완벽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그거면 됐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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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필 스터츠(Phil Stutz)'가 덧붙여 말한 현실의 세 가지 측면, 고통, 불확실성, 지속적이고 끝 없는 노력. 이 세가지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통의 바다를 건너 자유에 이르고자 수행을 했던 고타마 싯다르타도 강조했던 측면이죠.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누구나 이 현실과의 치열한 투쟁을 치루고 있다고 생각하면 위로가 됩니다. 자, 그럼 이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하면 됩니다. 원래 모두에게 삶은 고통이고 벗어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끝없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저에게는 살아갈 열정과 희망이 됩니다. 그렇지 않나요? 원래 인생은 룰루랄라 매일 넘치게 행복한 것인 줄 알고 가진 건 모두 영원히 내 것인 줄 알고 넘어지거나 빼앗아가면 울컥 화가 나고 슬퍼지고, 나만 이렇게 공허하고 불행한 줄 알고 답을 찾았는데, 더 이상 일희일비하며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왜 나만?'이라며 답을 찾아헤맬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자신과 타인, 삶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오히려 순간 순간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한 것들이 많아지고 행복한 것들이 많아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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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원 벽에는 평생 자신의 지독한 두려움과 고통을 넘어서기 위해 예술을 했던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 포스터가 걸려있습니다. 예술에 혼을 담아 자신의 삶을 구하면서 모두에게 영감을 준 그녀는 자신에게 예술은 고통과 상처를 정화하고 치유하며 복원하기 위한 투쟁의 행위였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녀에게는 그것이 삶이라는 고통의 바다를 항해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하게 한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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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그것을 넘어서는 과정 안에서 벌어지는 희망과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는 원하든 원치 않았든 각자가 품고 있는 자연스러운 두려움이 있고, 고통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한다면 각자 자신의 삶을 구원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의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만의 생각일 수 있는데, 언와인드 요가 클럽에 오는 분들은 그런 각자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 않을까 혼자 상상을 합니다. 표면적으로 우리는 매트 위에서 각자 몸을 돌보고 있지만, 고통이라는 각자의 바다를 기쁜 마음으로 용감하게 항해하며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깨어있는 사람들이라고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닐까.
12월 1일은 언와인드 요가가 5 주년을 맞는 날 입니다. 요가를 하고 이런 공간을 만들어 함께 나누고, 또 이런 글을 쓰며 삶의 고통을 치유하고 또 나아가고자 하는 열정과 힘을 얻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마음이 전달될 지 모르겠지만,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요가와 그 곁에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안내자 식구들과 수련자 멤버들이 있어 행복하고 기쁩니다. 몇 해 전 저는 <나는 요가하면서 산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책을 내던 당시에는 '책 제목처럼 정말로 제가 계속 스스로 심신과 공간을 잘 돌보며 요가하며 오래 '언와인드 요가'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정말로 책 제목처럼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삶은 그처럼 참 신비롭기도 합니다. 삶이 고통이라지만, 이겨낸 후의 돌아봄은 애잔한 기쁨과 행복이 됩니다. 고통을 이겨내는 작고 작은 일상의 투쟁이 모여 모여 큰 파동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삶과 제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6년, 7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언와인드 요가 클럽과 함께 하는 선생님들, 멤버 분들 한 분 한 분 모두 아름답고 소중한 파동입니다.
여러분은 고통을 넘어서기 위해, 어떤 지속적인 투쟁을 하고 있나요? 그것은 삶에 어떤 파동을 만들어 내고 있나요? 그것이 어떤 방식이든 가까이에서 또 멀리에서 다정하고 치열하게 응원합니다. 아, 그리고 저는 이제 처음 글의 시작에 언급했던 문자에 편안하게 답장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안내와 수업 스타일이 계속 달라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내면의 변화 때문일 것 입니다. 저는 그 때의 제가 지키고 있고 변화를 마주하며 울림이 있는 방식을 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월간요가클럽 3호는 삶의 환상에 젖어 외면하기 보다는 삶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고통을 넘어서기 위해 의미 있는 투쟁을 선택한 사람들의 인터뷰, 자신과의 대화로 엮어낸 글, 그림을 실어보았습니다. 모두 함께 하타 요가를 수련하고 있는 언와인드 요가 클럽 멤버들의 이야기와 작품입니다. 이번 3호도 실존의 물음을 반복하며 고통의 바다를 건너고 있는 분들에게 부디 힘이 되어주기를! 그 과정과 끝에 부디 넘치는 사랑과 자유가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이 모든 물음과 과정을 시작하게 해 준, '서머싯 몸 <면도날>'의 맨 앞 장을 공유합니다. 이 말이 궁금해 수련에 발을 들였고 십 년도 넘게 곱씹어 보며 무슨 뜻일까 고민했는데, 저에게는 꽤 의미있는 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여전히 지속적인 노력과 과정 안에 있습니다. 이제는 그 안에 있는 그대로 괜찮습니다.
- '월간 요가 클럽' 발행인 김세아 -
<사진 출처 'YogiApproved.com', 'Netflix.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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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요클 멤버' _ 오로민경
매일 함께 매트 위에서 같은 동작을 하지만, 매트 밖에서의 삶은 모두가 다릅니다. 요가와 함께 그들이 그려가는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매 달 새로운 언와인드 요가 클럽의 멤버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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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자리에서
삶이 고통이라는 현실도 인정하기 싫은데, 나 자신의 고통과 타인의 고통이 보일 리 없다. 자신의 연약한 마음과 고통을 선명하게 바라볼 줄 아는 용기를 통해 타인의 고통도 외면하지 않고 선명하게 바라보며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 오로민경이 여기,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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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h : 내 안의 연약한 마음이나 삶의 고통이라는 측면은 참 직시하기 힘든 부분이에요.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외면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자신의 그림자 또한 가능하면 오래 외면하고 강한 척, 행복한 척, 슬프지 않은 척, 그렇게 외면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용기내어 인정하고 바라보는 게 더 용기가 필요하고, 그림자를 직시하는 치유의 시작을 통해 그것과 조화를 이루며 내면의 자유로 나아갈 수 있고요. 어떻게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게 되었고, 나아가 타인의 고통인 로힝야족의 박해를 알리는 <연약한 기록들의 춤> 공연을 창작하게 되셨나요?
오로 민경 : 일단은 저의 고통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공동체와 타인에 의해 성장기에 느꼈던 외로움과 소외감은 저를 무척 고통스럽게 했어요. 겉으로 보기엔 한국에서, 또 가족 안에서 별 문제 없이 나름 잘 살고 있지만, 사실 저는 제가 여기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또 인정 받기 위해 공동체와 타인 안에서 끊임 없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는 여기에 있을 자격이 없다.'라는 불안이 점점 커졌던 게 고통의 이유였던 것 같아요. 그런 고통을 겪었다 보니, 끊임없이 난민 자격을 증명해야만 다른 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난민이라는 상황이 제게 공감하고 싶은 일로 다가왔습니다. 로힝야족은 지난 60여년간 미얀마 군으로부터 종교, 교육, 이동, 의료 등 생활 모든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박해받아왔고, 2016~7년 대량학살, 강간, 방화 등의 공격을 받아 난민이 되어 주변 국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미얀마에서 살아온 로힝야 사람들은 2017년 군부의 폭력 탄압으로 친구와 가족을 잃고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오랜 터전과 뿌리를 잃고 다른 나라에서 살기 위해 방글라데시의 난민캠프에 정착 하였지만, 난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캠프 밖의 미래를 꿈꿀 수 없고 제한된 교육과 감시를 받습니다. 그런 그들의 불안과 상실, 무력감을 어렴풋이라도 공감해보며,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약하지만 기록을 해보기로 했고, 함께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을 나누었던 친구들과 이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알고, 보는 것 조차 두렵고 힘든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리 걸음처럼 보이는 이 움직임이 흔적으로 남기를 바라며 작은 흔적이 신호가 되어 다음 사람에게 이어지고, 또 다음 사람에게 또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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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은 '우리가 누군가의 고통의 자리에서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속에서 흔들리는 시간을 그린다.
우리 역시 상실과 애도의 시간 속에서 작아지는 마음들을 느끼고 있다. 이 머뭇거림과 무력감이 우리를 연결할 수 있을까? 약한 마음들이 과연 연대가 될 수 있을까? 애도가 시위가 될 수 있을까? 슬픔에 빠진 우리가 서로를 돌볼 수 있을까?
이 공연은 로힝야라는 낯선 이름으로 불리는 타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용기를 내는 여성들과 그들을 따라가는 작은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집을 잃어가는 이야기를 읽었지만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연약한 기록들의 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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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h : 이 공연은 수어통역과 음성해설, 점자 리플렛, 휠체어와 유아차 입장이 가능하게 진행되어 연약한 존재들의 마음을 한 번 더 인식하고,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고통에 대한 호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공감하고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들고 행동하면서 자신은 어떻게 달라지고 성장하고 있나요?
오로 민경 : 로힝야족을 오랜 시간 취재해오신 기자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오랜 시간 취재할 수 있으셨을지 궁금했어요. 그 먼 곳까지 취재를 다니니 육체적으로도 고생스러울테고 때론 생계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지속해나가는 이유는 일이 재미있고, 그 재미라는 것은 '흥미(interested)'라는 뜻에 가까운데, 자꾸 관심이 가는 일이고, 나아가 취재하면서 배울 수 있는 보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독립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자유' 를 얻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대화를 통해 우리가 아무리 고통스러운 자리이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이야기하고 행동할 때 나아진다는 것을 확신했어요. 고통에 연대하고 행동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치유하겠다는 움직임에 가깝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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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h : 이 모든 과정들을 통해 이르고 싶은 목적지에는 '어떤 나'가 있나요?
오로 민경 : 모든 공포와 혐오, 미움, 불안, 외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제 자신이요. 요가를 하면서도 가끔 공포가 찾아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 한 번 더 깊게 숨을 쉬며 버텨보아요. 한결 단단하고 강해진 육체 안에서도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지금은 진짜 미소를 찾아가는 길 위에 있어요. 요즘엔 억지로 웃을 때도 있는데, 강하고 단단해진 제 안의 사랑과 자유로움 안에서 '진짜로' 웃고 싶어요. (오른쪽 : 인터뷰를 듣다가 세아가 그린 오로 민경. 쏘 러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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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ind Yoga Klub 멤버들의 글과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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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morning yoga>
-그림, 서나현-
요가와 따뜻한 수프를 좋아하는 나현님. 요가 수련이 끝나면 우리가 종종 보이차를 나누어 마시는 요가원 모퉁이 찻자리. 이른 아침 요가를 마치고 도란도란 차를 마셨던 날, 나현님이 그려주신 따스한 아침의 풍경. 요가원에 전시해 둘 예정이니 실물로 감상하세요. 아름다운 그림 나눔 감사합니다. 샨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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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수련의 힘>
스스로를 잘 돌보고자 애쓰고 애썼던 10월과 11월. 그 중 하나로는 '해가 뜰 때 일어나고, 어두울 때 잠에 들자'라는 다짐이 있었다. 겸사겸사 세아샘의 새벽 수업이 열렸고, 오늘은 11월 하타 집중반의 마지막 날! 새벽 두 세 시에 자고 출근도 열 시 넘어 하던 내가 다섯 시 반에 일어나는 건 꽤나 큰 챌린지인데 처음엔 반수면 상태로, 그 다음엔 커피 한 잔을 들이키고, 이제는 물 한 잔만으로도 충분히 잠이 깨고 새벽의 공기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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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으로 10분, 20분 동안 이어지는 부동, 솔솔솔 흐르는 모래시계와 함께 진행되는 부동은 가끔은 할 만 했고, 자주 너무 어려웠다.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하나의 생각조차도 커다랗게 다가온다. 눈에 보이는 핑크색 벽, 핑크색 벽... 매트에 적인 가네샤, 가네샤... 그렇게 읊조려도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거나 고개를 넘겼는데 침을 삼키고 싶다는 생각, 문득 정신을 놓다가 다칠 것만 같다는 위협 등이 순간 순간 엄습하고 동작에서 벗어나야만 비로소 좋아질 거라는 속삭임도 들려온다. 끝까지 버티지 못한 적도 많지만, 그런 모든 불안을 넘어 신기하게도 부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에 오 분만 더하면 15분, 20분의 부동이 끝나곤 했다. 그리고 이 시간을 거치면 느껴지는 육체의 활기와 단단한 힘, 물론 곡소리도 자주 낸다. 무튼 해가 뜰 때 일어나자는 다짐은 어느 새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는 행동이 되어 조금씩 기력을 되찾은 얼레벌레 하타 요기니.
-글과 사진, 이승은-
여행으로 왔던 제주 '언와인드 요가'에서 인연이 되어 서울에서도 함께 수련을 하고 있는 승은님. 6:10am에 시작해서 90분 간 수련을 하는 하타집중반을 함께 하고 있다. 특유의 밝음과 따뜻한 성정으로 성실하게 자신을 돌보며 쉽지 않은 수련을 이어가고 있는 얼레벌레 아니라, 이미 멋진 하타 요기니. 11월 한 달 간의 새벽 수련을 마치며 개인 인스타그램에 쓴 글에 울림이 있어 함께 읽고 싶다고 제안했고, 기쁜 마음으로 공유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샨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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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반대>
매일 같이 늘어지는 아침을 보내다 문득,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단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엇을 할 지 고민하던 가운데 맑은 느낌을 풍기는 친구가 다니던 요가원이 집 근처에 새롭게 자리 잡았다는 소식을 기억해 냈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장소라면 내 마음에도 들 거라는 나만의 확신이 있었다.
요가 클래스에서 하는 일은 간단했다. 네모 반듯한 요가 매트 위에서 온 몸을 구석 구석 풀어주며 오로지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면 되는 일이었다. 생활에는 확실히 탱탱한 활력이 붙었고 균형 없이 쉽게 흔들리던 몸도 탄탄해졌다. 마음의 어딘가가 행궈지는 기분도 들었다.
요가를 비롯한 움직임의 좋은 점은 참으로 많다. 그 중에서도 제일로 꼽는 점은 새로운 비유를 만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조금 엉뚱할까? 움직임을 돕기 위한 언어적 표현들이 참 다양한데, 이런 표현들은 나를 들뜨게 한다. 이를테면 '정수리에 가는 실을 메단 것처럼', '힘이 벽을 뚫고 나가듯이', '공기처럼 몸을 가볍게' 와 같은 표현들... 이런 표현들은 신체와 정신의 경계를 가볍게 허물며 엄청난 몰입의 순간을 순식간에 끌어내도록 도와주는 힘이 있다. 지금의 요가 클래스에서도 새로운 표현을 배웠는데, '습관의 반대'라는 말이었다. 그 말은 비유적 표현이라기보다 움직임에 접근하는 방식을 표현한 단어이며 수행법은 제법 단순했다. 우리의 몸은 더 많이 쓰는 쪽이 지나치게 발달하거나 닳아 버리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자주 쓰지 않는 부분을 한 번이라도 더 써보는 것이었다. 수련이 끝나고도 긴 여운을 남긴 단어였기에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골몰히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 몇 마디가 내게 매트 밖에서의 삶을 다시금 정렬해 보도록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습관은 비단 신체 뿐 아니라 사고방식에도 생기기 마련이며 생각에도 길이 있어 한 번 만들어진 굴레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생활 반경이 좁아지고 점점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되면서 나의 경직된 사고에 종종 위기감을 느끼는 요즘이었다. 생각의 방식에도 습관의 반대를 대입해 본다면, 그것이 뻣뻣해진 사고를 유연하고 부드럽게 풀어낼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접근이 생활에 자연스레 스미기 위해서는 꾸준한 실험과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내 삶에 속해지길 바라면서 그 마술 같은 말을 반복해서 입 안에 굴려보았다.
-글, 김이영-
여느 때와 같이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수련하셨던 어느 날, 나가는 길에 불쑥 종이 한 장을 내미셨다. 요즘 글쓰기 수업을 듣는데 요가에 대해서 글을 써봤다고. 요가에 대해 쓴 글이니 선생님이 함께 읽어주시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수줍음과 사랑스러움이 묻은 글을 건네주셨다. 요가하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인 것 같아 함께 읽어도 되냐는 제안에 혼쾌히 마음을 내어 주신 이영님께 감사합니다. 샨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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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ind yoga klub '12월의 주요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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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 집중반 별도 모집
새벽 6:10am 화목토, 90min
12/6(화)~12/31(토)
오후 1pm 월수금, 120min
12/5(월)~12/30(금)
안내자 sea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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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스페셜 요가 : coffee & yoga>
90분간의 집중하타요가 수련 후, 핸드드립으로 내려주신 커피와 요가클럽에서 준비한 디저트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안내 : 라마
일시 : 12/11(일), 10am(90min)
비용 : 비회원 3.5 / 요가클럽멤버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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